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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 2008/02/08 23:14


이달이 가기 전 지금 사는 곳 근처의 전세방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연휴를 앞두고 일부러 휴가까지 쓰면서 서둘러 방을 구해 계약을 마쳤다.
처음엔 회사 근처나 강동쪽으로 옮기고 싶었는데, 결국은 몇 해 더 이 동네에서 살게 됐다.
전세 낀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는 거니까 남들은 좋겠다 하겠지만 사실 집, 아니 방 자체는 크게 다른게 없다.
젊은 나이에 이것 저것 살림 마련해가며 살고 싶진 않아서 조금이라도 차려진 집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원룸이란게 다 고만고만한 애들이라 조금 넓은 새집이라는 것 밖에는 특별할 게 없다.
여차저차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는 건 어떨까도 고민해 봤지만, 아직은 2년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회사 다닌다고 이 동네 이사온지도 1년이 지났다.
동네는 참 좋은데 교통이 지하철 말고는 답이 없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면, 막히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내 직장 생활 만족도는 적어도 10%는 높아질 것이다.
또 직장인 베드 타운이 되다 보니 오늘 같은 긴 연휴엔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 진다.
혼자 내 집 근처를 돌아다녀도 누구 하나 만나지 못하는 주말이 적지 않았다.
이제 길 건너편으로 이사를 가는데 다행스러운 점은 시장이 근처에 있어서 언제든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요즘은 점점 더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아서 혼자 있어도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을 꼭 가지고 싶다.

좋은 집도 많고 회사에서 가까운 데도 괜찮은 집들이 많았지만 결국은 돈 문제로 계약을 하지 못했다.
미친 척하고 월급의 절반을 월세로 써버리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남한테 보여지는 삶을 살고 싶지도 않았고, 의자와 침대만 있으면 편한 삶이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믿으니까 굳이 상관없다.
다만 대학 때부터 내가 원하는 방에서 조금씩 모자라는 버젯은, 시간이 지나도 꼭 그만큼씩은 멀어져 있었다.
이젠 됐겠지 싶은데도 막상 집값이 그만큼씩 올라있는 것이어서 내 꿈이 과한건지 서울의 집값이 과한건지 답답하다.
갭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 벌어지는 것에 비해선 다행인지도 모르겠지만.

재테크,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누가 물으면 항상 나 자신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제태크 입니다 라고 얘기했었는데,
이젠 다들 쟤는 재테크에 실패했구나 라고 생각할 것 같다.
금전적인 목표를 생각해봤다.
내가 바라는, 아니 필요로 하는 돈이 얼마가 될까.
물론 지금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겠지.
지금보다 2년뒤, 스물아홉이 되는 해 나는 얼마가 있으면 만족할 수 있을까.

서울 올라올때 통장에 198만원이 전부였다.
지금은 내 연봉에 2배쯤 되는 전세방을 얻고도 통장엔 200만원이 넘게 들어있다.
집에서 받은 돈도 다 갚지는 못했고 회사에도 빚을 졌으니 7년전보다 순자산이 늘어난 건 얼마 안 될지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2년이 더 지나 서른이 되기전 나는 1억을 모을 것이다.
직업이나 회사가 어찌 되었건, 결혼을 하든 그대로 혼자이든지 상관없이.

1년전 방을 구할때 꼭 1년만 살고 나가리라 생각했었다.
이제 이사를 하게 되면 2년을 더 살고, 그땐 지금의 목표한 바를 이루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08/02/08 23:14 2008/02/0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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