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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다 :: 2008/09/14 22:58

* 영화는 영화다 OST 中 28. End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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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다, 소지섭, 강지환, 장훈 감독, 김기덕필름 제작


데쟈뷰. 어디선가 느껴보았던 것 같은 기시감. 분명 처음 보는 영화인데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언젠가 경험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것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음이었다.

각본을 맡았다고 한다. 세련된 영상과 자주 있는 유머, 쉽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 구조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과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그 느낌과 주제는 닮아있다. 정확히는 보기에 좋도록 잘 자라난 느낌이다. 나쁜 남자의 조재현이나 해안선의 장동건이 느껴진다. 기대를 깨버리는 평범하지 않음과 안타까움, 그리고 편치 않음 때문이다.

무간도를 예상했던 것은 비슷했다. 배우와 깡패, 스타와 건달, 주인공과 악역이라는 둘 사이의 대립은 무간도에서보다 표면적이고 그래서 더욱 직접적으로 둘 사이의 전쟁은 이해되고 각자의 존재와 고민이 동일시 되기도 한다. 그러나 더 이상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선악의 구도이다. 무간도가 확연하게 나누어진 양 편을 사이에 두고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는, 보다 정확히는 어느 쪽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혼란을 얘기하고 있다면 강패와 수타는 서로를 서로에게 그려보는 혼동을 얘기하고 있다. 한편으로 진영인과 유건명은 양자택일을 강요받지만 수타와 강패는 독립적이며 수타가 강패에게 느끼는 건 일종의 열등감일 뿐 혼동은 강패의 몫이기에 중심이 기울어진 느낌이다. 물론 두 영화를 비교하는 것 역시 전적으로 내 눈높이에서뿐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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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현실 위의 싸움에서는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는다.



본류를 벗어나 각자가 처하는 시련은 믿음과 배신이라는 세상에 대한 냉소를 보여준다. 다만 수타가 헤어지는 연인을 다시 만나는 과정은 배신을 벗어나 또다시 믿음과 새로운 희망을 가지는 선의 진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강패는 영화적 환상에서 벗어나 냉소 가득한 현실을 직시해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영화는 영화다. 기대한 결말을 마주하지 못한 관객에게 이것은 김기덕 영화일 뿐 다른 누구의 영화일 거라 기대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현실로 돌아간 마지막 강패의 눈빛이 연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는 방법과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는 방법이 보통의 눈으로 이해되지 않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현실이기에 이해되는 방법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바이지만, 불만과 불안, 열등감과 자격지심은 불안하게도 조금씩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이해하게 만든다. 타인에게 불편해지는 만큼 나는 그 불편함에 익숙해진다.

2008/09/14 22:58 2008/09/1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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